내 경험을 비추어보면 제너럴리스트의 삶은 취업보다는 창업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의도치 않게 창업과 취업을 모두 경험하게 되었는데, 창업할 때는 오히려 장점이었던 제너럴리스트의 삶이 취업할 때는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최근에 이직을 했을때도 제너럴리스트로 살아온 커리어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는 역할이 세분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가지 분야에 대해 경험이 깊은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채용사이트에서도 사람을 뽑을 때 산업이나 직무로 구분해 사람을 뽑기 때문에 나같은 제너럴리스트가 적절한 일자리를 구하려면 발품을 엄청나게 팔아야 하고, 운도 따라줘야한다. 발품을 팔아도 내 경력을 온전히 살릴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경우에 일부 경력은 인정 받지 못한채 취업을 해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수록 더 늦기 전에 ‘다시 창업을 하던, 직무를 정해 스페셜리스트가 되던 선택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됐다..

 

현재 나는다시 창업을 하는 쪽으로 생각이 많이 기울었다. 아무것도 모를때 우연찮게 창업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취업 경험보다 창업 경험이 내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 돼 자연스럽게 방향이 기울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창업전선에 뛰어들기에는 첫 창업을 했을 때와 환경적으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최근에 이직할 때 중요하게 고려했던 요소는 직무적으로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것보다 지금 내 상황에서 나중에 창업할 때 가장 도움이 될만한 곳이 어딜까 였다. 운이 좋게도 창업교육을 하는 회사에 경력을 온전히 살려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 곳에서 창업을 위한 기반을 잘 다져볼 계획이다.

 

여전히 머릿 속에 물음은 있다.

제너럴리스트로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걸까?

더 많은 제너럴리스트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 좋겠다.

서로 참고하고 도움 받을 만한 존재들이 많아진다면 제너럴리스트로 커리어를 선택하는 것이 잘 맞는 사람들에게는 후회없는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움을 향한 도전이 요즘 하는 고민입니다. 지금 일하는 분야가 명확히 제너럴리스트 분야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스페셜리스트처럼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업무의 대다수가 제너럴리스트로서 처리해야 할 때가 비교적 많습니다. 

이런 전제 조건에서 얘기 해보자면, 이 분야에서 일한지 5년 정도 됐습니다. 5년이란 시간을 지나보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시행착오를 겪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동시에 두 가지 마음이 부딪칩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과 익숙함을 벗어나는 두려움입니다. 인간은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걸 싫어하죠. 익숙함은 안정성을 전달해주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볼게요. 얼마전 이사를 갔습니다. 훨씬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는데 괜히 가기 싫어지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그랬는지 생각해보면, 20년 넘게 살았던 익숙한 동네를 벗어나는 게 싫었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면 익숙해져야 합니다. 익숙해진다는 건 손쉽게 무언가를 한다는 뜻이죠. 이사가기 전 언제 버스가 오는지, 어디에 카페가 있는지 손쉽게 알 수 있었죠. 내가 좋아하는 장소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사를 가면 새로운 대중교통, 인프라, 생활 스타일 등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은 안정성을 흔듭니다. 익숙해지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다시 안정성을 만들기까지 흔들림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5년 동안 해온 것을 유지하는 것도 선택 중 하나입니다. 그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새로움에 도전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선택이란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하는거니까요. 5년 동안 익숙했던 분야를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길 조심스럽게 바랍니다. 그 선택에서 무엇을 얻을지 모르지만 더 늦기 전에 시도하길 바랍니다. 어쩌면 지금 이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것도 도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너럴리스트를 넘어 나다움을 구축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발전 되길 바라고 스스로를 응원합니다

 

내가 하는 일 특성상, 빠르게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향을 제안해야한다. 그리고 사용자가 편한 방향으로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디자인 해야 한다. 힘든 부분은 디자이너는 나 혼자이고 개발자는 6명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서비스 방향, 처리 결정권자로서 서비스팀에 의견을 전달해야한다.그러다보니 팀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따라오는 문제들은 ‘틀렸다' 혹은 ‘실수'에 굉장히 예민해지기 시작했고 ‘증명’과 ‘이유'에 집착했다.

틀리지 않기 위해, 혹은 내 의견을 설득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고 주 업무인 디자인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이제 디자인이 아닌 다른 일을 해야할 정도로 작업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근에 했던 대형프로젝트는 짧은 시간에 브랜드사이트, 모바일, 관리자페이지를 동시에 디자인해야했다. 세가지 타입에 맞는 세 명의 개발자가 내 디자인을 기다리는건 괜찮았다. 근데 중간에 내 디자인에서 실수를 발견했을 때 자책을 정말 많이했다. 실수를 내가 발견하면 빨리 수정했지만 개발자가 먼저 실수를 지적했을 땐 창피했다. 그 프로젝트 이후로 틀리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체크한다.

 

제약회사에 다니고 있는 1인 입니다. 

호불호가 있는 편이라, 맞는 곳에서 역량을 다 펼치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네 번의 이직 끝에 드디어 ‘재밌게 일하고 있다’라고 느끼는 업계를 찾았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제 전공은 정치였고, 그 전 직장들은 전략컨설팅 아니면 금융회사였습니다. 그 곳에서도 경영 및 경제가 전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어봤지만, 제약회사에서 느끼는 전문성의 차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 

 

항암제의 기전을 알지 못했고, 단백질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으며 컨퍼런스콜때도 애써 다른 사람들과 따라웃으며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습니다. 학사보다 박사가 많은 무리. 자신의 학업 분야로 자신을 표현하는 무리. 그 안에서 완전 문과이며, 관련 업무를 한번도 본 적 없는 제가 사업 개발을 하자니 막연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스페셜리스트”들 사이에서 저의 “스페셜”한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죠. 

제 장점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제 자신을 의심하고 정죄하려고 했다는 점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아마 제너럴리스트로 일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주변에 있는 스페셜리스트와 자기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효용성을 따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자신에 대한 의심이 깊어가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동기부여도 쉽사리 놓칠 수 있게 됩니다. 동기부여를 놓치면 당연히 결과가 잘 나오기 힘들테고. 그런 나쁜 결과에 “역시 난 뭣도 안되는 사람이었구나” 라는 잘못된 확증 편향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제너럴리스트는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대부분에 참여하기 때문에 (*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의 경우) 해야할 게 너무 많다. 하고 있는 업무가 있고 신경 쓸 건 많은데, 다른 업무가 또 들어온다.

이런 상황에 몰입이 끊기는 사항(ex. 이슈가 터지거나, 직접 찾아보면 되는걸 요청하거나)에 기분이 불쾌해지고, 어느정도 쌓이면 기분이 태도가 된다.

 

다행히도, 그 날 해야할 업무를 다 처리하면 불쾌했던 기분은 쌓이지 않고 “기분이 태도가 되었다!” 라는걸 자책하고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몇날 며칠을 어떤 업무를 해결하려고 해도 도저히 마무리가 안될 때 나는 이직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타고난 성향이 제너럴리스트다. ‘유일함’, 욕심낼 만한 타이틀이 아닌가? 과거를 돌이켜보면 덕질이라곤 해본 적 없을 만큼 어느 하나 집중하지 못하던 나는 제너럴리스트다. 유일함보다 유연함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관심사는 많고 어느 하나 깊게 빠지지 못하지만 여러 분야에 자연스럽게 발을 디디는 유연함은 탁월하다. 

 

10년이면 전문가라고 했던가. 일을 한 지 8년 동안 3번의 이직을 했고 모두 연관 없는 커리어, 재미있어 보이는 일로 잘도 옮겼다. 그러다 보니 내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 누군가 물어보면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아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역시 자신이 없다.

 

8년의 사회생활에서 효율적으로 일을 잘 처리하는 능력은 분명히 생겼지만 전문가로서 내세울 만한 어떤 것도 만들어 내지 못해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도 새로운 영역에 대한 관심에 새로운 앱을 깔고, 새로운 교육을 찾아보고 있는 나, 유일할 수 있을까

오늘 아침에 엄마, 막내 동생과 함께 밥을 먹었다. 혼자 사는 얘기를 하다가 ‘나는 불안과 긴장을 잘 느끼는 편이야. 스트레스에 취약해’라고 말을 꺼냈다. (이건 내가 나를 가둬놓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정말 그런 편이다.) 그리고 그 안정감을 가져다줄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엄마는 이제 서른살이 되니 안정적인 직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내가 일하는 곳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엄마는 계약직이라서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다. 대화는 불안감에서 내 커리어로 전환되었다. 

 

잠깐 소개하자면, 나는 세번의 인턴과 두번의 정규직을 거쳐 지금의 회사에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같은 일을 했지만, 조금은 다양한 조직을 경험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테마파크가 좋아서 시작했던 경험이 어느새인가 오프라인에서 파트너십 기반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이 되었다.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고 스티브 잡스의 말씀처럼 점을 연결하는 중이다.

나는 다양한 조직에서의 경험이 내 강점이라고 생각했고, 오히려 N잡러를 꿈꾸고 있었는데 엄마가 생각하는 ‘안정적인 직장’과는 반대되는 의견이었다. 나는 먹다 뱉은 체리 씨앗을 하나씩 줄을 세우며 내 커리어를 설명했다. 나는 잘하고있고, 앞으로도 잘 할거라고. 


[줄세운 체리 씨앗들]

-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 인턴
- 공연기획사(한류, 공연예술가) / 정규
- 강연기획사(연사) / 인턴
- 비영리재단(소셜벤처) / 인턴
- 전시기획사(순수예술가) / 정규
- 비영리재단(스타트업) / 계약

- NEXT? 

 

이렇게까지 설명하니 엄마와 동생이 나의 커리어패스를 이해해줬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 대화는 끝났지만 나도 그들의 ‘안정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그리고 나도 한 곳에서 쭉 머무르고자 하는 욕구가 분명히 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게 점점 힘들어지고, 연차가 쌓일 수록 경험할 수 있는 범주가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알고있고, 인정하는 일을 끈기있게해서 내 생활에 안정감을 찾는 것. 나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기회가 있는 이 시점에서 ‘나는 A라는 회사에 가서 오래 일할거야’라고 단정짓고 싶지않다. 맞으면 오래있고 아니면 그만두겠지. 

 

대화 중에 막내 동생이 이런 얘기를 했다. 언니는 불안감을 느껴서 안정을 원하면서도, 왜 계속 스스로 불안을 만들어가냐고. 나는 일에서 불안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면 생활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질문했다. 규칙적인 운동, 기댈 수 있는 가족 등. 오랜 친구가 내게 줄타기를 하는 것 같이 위험하다고 얘기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얼마전 진실되게 내게 부럽다고 얘기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불안하다고 얘기하고, 나도 어느정도 느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정만을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 

 

안정은 어쩌면 얼마나 예측가능한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지도 모른다. 삶이 순간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만큼 나의 시각에 갇혀 계획함으로써 제한하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와의 대화가 ‘너는 어디에 관심이 있는데?’’면 좋겠지 그게 불안하고 안정적이다라는 판단으로 끝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의 불안감은 어디서 오는걸까.

 

나름 나만의 생각을 하기 시작한 때 부터 난 항상 세상의 이치, 곧, 바뀌지 않는 그 하나의 진실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을 갈구했다. 학생이였을 시절엔 수학적 공식안에서 찾으려고 했었고, 때론 인간관계에서, 가끔은 무엇을 소유함으로써... 최근에 느끼는 것은, 그 진실의 얼굴이 내가 살면서 경험했던 것에 따라 바뀌곤 한다는것이다. 그래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토록 찾던 하나의 진실은 없는것이고, 여러가지 관점만 있을뿐이다.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란 또 하나의 새로운 관점을 장착하게 되는것일것이다. 더 많은 관점을 이해할수 있는것이, 내가 그토록 원했던 답이 아닐까?

 

지금 난 어느덧 같은 분야에서 매년 다르지만, 또 비슷한, 그런 일을 한지 7년이 되었다. 전문성을 가졌다 라고 할수도 있지만, 그 반면에는 부정할수 없는 어두운 사실이 있다. 이 나이에 새로운것에 도전할수 있을까? 존경 받을수 있을까? 무시당하지 않을까? 잘 할 수 있을까? 안전할까? 전문성이라는 것에 나를 가두는것이 아닌가를 생각하는 지금 나는 벌써 굉장한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것인줄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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