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에 다니고 있는 1인 입니다. 

호불호가 있는 편이라, 맞는 곳에서 역량을 다 펼치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네 번의 이직 끝에 드디어 ‘재밌게 일하고 있다’라고 느끼는 업계를 찾았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제 전공은 정치였고, 그 전 직장들은 전략컨설팅 아니면 금융회사였습니다. 그 곳에서도 경영 및 경제가 전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어봤지만, 제약회사에서 느끼는 전문성의 차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 

 

항암제의 기전을 알지 못했고, 단백질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으며 컨퍼런스콜때도 애써 다른 사람들과 따라웃으며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습니다. 학사보다 박사가 많은 무리. 자신의 학업 분야로 자신을 표현하는 무리. 그 안에서 완전 문과이며, 관련 업무를 한번도 본 적 없는 제가 사업 개발을 하자니 막연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스페셜리스트”들 사이에서 저의 “스페셜”한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죠. 

제 장점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제 자신을 의심하고 정죄하려고 했다는 점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아마 제너럴리스트로 일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주변에 있는 스페셜리스트와 자기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효용성을 따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자신에 대한 의심이 깊어가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동기부여도 쉽사리 놓칠 수 있게 됩니다. 동기부여를 놓치면 당연히 결과가 잘 나오기 힘들테고. 그런 나쁜 결과에 “역시 난 뭣도 안되는 사람이었구나” 라는 잘못된 확증 편향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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