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주의 글쓰기 주제가 몰입이어서 상당히 놀랐다. 업글 3주차에 몰입하는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썼고, 그런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위해 최근 몰입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몰입의 평화와 성취감이 나를 존재한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리고 최근 오징어게임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오영수 배우님의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잊혀지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자기일에 몰입하여 성취해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내가 가장 몰입하는 순간을 떠올려 봤다. 나는 타인에게 도움을 줄때(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때),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할때(등산, 여행, 예술 작품을 감상할때) 상당히 몰입하는 거 같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몰입하려고 한다. 하나는 주어진 이 삶을 감사하며 성장하는 과정에 몰입하려고 한다. 두번째는 나의 결핍을 타인의 인정이나 애정이 아닌 “스스로의 풍요(만족)”을 통해 채워 그 사랑을 도리어 남에게 나누어 주는 것에 몰입하고 싶다. 

 

최근 <더 해빙>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 “삶이란 내 안의 여러가지 ‘나’를 통합시켜가는 여정이다. 나는 결국 내 자신이 되어야한다. 사람은 자신 다워질때 스스로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내면의 힘을 발견하게 된다. Having은 그걸 위한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라고 했다. 더해빙이라는 몰입을 통해 내면의 힘을 길러 몰입하는 삶을 살아야지:)

 

나는 내가 객관적으로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질문을 종종 하는 편이다.

엄마와의 대화를 떠올려보자면 나의 장점은 도덕적이고 정직하다 등이고, 단점은 현실감각이 없다 등 인 것 같다.

좀 콩깍지가 있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나를 깊게 알고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뭐 나는 나를 잘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기에 당연한 일이다.

 

당연히 타인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지만, 어떠한 인상도 남기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크다. 나는 잘 모르는 사람에겐 내 mbti도 알려주지 않는다. 나를 직접 겪어보지 않았으면서 어떠한 부류의 사람이라고 분류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는 어떠한 특징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알아봐 주길 바라는 것 같다. 내 우울함과 부정적인 면과 나의 긍지까지 모두 알고 나라는 존재를 믿어 주기를 바란다.

 

이런 관계가 절대 쉽지 않은 걸 알아서 많은 사람에게 나를 드러내지는 않고,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타인에게 감정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의 나를 보여준 적은 없다. 비밀스럽다기 보다는 무던해 보일 정도로 나를 드러내지 않고, 실제로 무던한 면도 커서 주변인들이 충분히 나의 고민을 몰라볼 만하다.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우직하고… 믿을 만한데 가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착각일 가능성이 있다...)

내가 나를 알아봐 주고 그 눈으로 타인을 바라보면 분명 나도 그렇게 바라봐 질 거라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이 믿음으로 살아갈 것 같다.

 

나의 MBTI는 ENFP인데 내 동생이 ENFP에 관한 설명을 읽고 내가 생각 났다면서 아래의 글을 보내왔다.

 

  • ENFP 친구랑 같이 있으면 주변이 밝아지고 꽃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 미소천사, 긍정적
  • 작은 계기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ENFP
  • 애정이 넘치는 ENFP 무엇이든 나누고 그에 대해 계산 하지 않는다.
  • 감정선도 풍부하고 상냥하고 사랑스러워서 인간계에 내려온 골든리트리버 느낌.
  • ENFP와 함께라면 무거운 고민과 역경이 가벼워 지는 느낌.
  • 존재만으로도 세상을 밝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ENFP

 

이 글을 읽고 ‘오? 완전 나네’라고 생각하면서 ‘존재만으로도 세상을 밝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고는 눈물이 울컥했다. 최근 몇 년간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꼬아서 판단하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내가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의도를 가진 사람인냥 나를 평가했다. 그리고 나를 자기 보다 못한 사람을 취급하는 것을 모자로 외모품평을하며 나를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았더니 내 정신과 육체가 온전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면서 내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나한테 부정적인 영향을 다 끊어 내고 제주도로 이직하면서 제주도로 도망치듯 내려 왔다. 그런대 내가 <존재만으로도 세상을 밝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 이라니!!! 이 표현 잊지 않고 살아야겠다! :)

 

다른 하나는 이번 주말의 일이다. 내가 최근 1년간 10키로 넘게 찌면서 외모 자신감을 많이 잃었는데 내 동생이 나 보고 언니는 전형적인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언니만의 아우라가 있어서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했다. 아우라라…..

 

이번에는 아우라와 관련된 글을 보고는 내가 떠올랐다면서 아래의 글을 보내 왔다.

 

<분위기 있는 사람의 공통점>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며, 아우라가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분위기가 은은한 향수같이 몸에 둘러진듯한 느낌이 들곤한다. 그들의 특유한 분위기는, 매번 달라지는 트렌드를 뒤쫓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유지하는데서 나오고, 평소에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뚜렷한 삶의 신념을 통해 형성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채워진 인생이 아닌 오롯이 자신만의 선택으로 채우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들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은은한 향수가 되어 여러 사람에게까지 전달 되는 것이다. 나만의 분위기를 가지고 싶다면, 내 삶이라는 긴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보자.

 

사실 나는 내가 나만의 분위기를 뿜어 내는 사람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이 되고자 분위기있는 아우라가 있는 그 ‘섹시함’은 어디서 나오는지 고민해 보았다.

 

-몰입(몰입의 평화와 성취감이 나를 존재하게 한다라고 했던가. 하고 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

-건강하고 탄탄한 육체

-부드럽지만 힘있는 목소리

-여유있는 태도

-똑똑함

-배려하는 마음

-겸손

-배우고자 하는 태도

-책임감 있는 태도

-따뜻한 감성과 냉철한 이성

 

생각만 해도 너무 멋지다. 나도 이런 멋진 여성이 되어야지:)

 

업글을 연달아 참여하면서 나의 미루는 습관은 매차 개선되기는 커녕 더 안 좋아진 거 같다. 최근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몇 달전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에 오은영 선생님편에 패널로 나온 기자님 덕에 알게 됐는데 자기 자신의 싫어 하는 모습 중에 최대한 미룰 수 있을 만큼 미뤘다가 ‘이제 안하면 죽음이다’이 극한의 긴장감을 한 껏 올려 죽지 않으려고 겨우 한다는 것이다. 긴장감을 삶의 근원적인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죽음에 가까운 긴장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고 했다. 나는 그 긴장감이 없으면 못하는 게 아니고 이젠 아예 무언가 하지를 않는 지경까지 간 거 같다.

 

나는 내가 되게 게으른 줄 알았는데 미루는 것이 사실 굉장히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잘하고 싶은 기준이 높아서 ‘제대로 못해서 적당히 해서 창피해질 바에는 차라리 안하는 게 낫겠다.’ 라는 마음 때문에 시작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완벽하지 못할 거란 두려움에 아예 시작을 미루는 것이라니….너무 팩트폭행 당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 오래 살게 되면서 나의 이 단점은 고질병이 되어버렸는데 이제는 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그 놈의 ‘완벽한 타이밍’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무언가 실행하는데 상당히 오래 걸린다. 짜투리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서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생각해 보면  머릿속에서 해야할 일을 생각하지 않는 시간이 없는 것 같다. 마음도 불편하고 노는게 노는게 아니고 쉬는 게 쉬는 게 아닌데 그러면서도 마음 다잡고 시작을 못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미루는 것 같아 보이지만 고통받는 머리와 심리가 이미 일하고 있다. 이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데드라인’인 죽음의 라인이 아니라 ‘라이프라인’인 삶의 선으로 바꾸라는 말이 참 와닿았다. 

 

앞으로는 금방 금방 할 수 있는 것을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미리 끝내 놓고 후에 편하게 다른 것을 하는 여유를 갖는 경험을 차곡히 쌓아서 안 좋은 버릇을 고쳐야 겠다. 앞으로는 얼릉 할 것 하고 치워버리자! 라는 마음으로 하기. 생각하기 전에 몸부터 움직이기. 이렇게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나의 태도를 나의 긍정적인 면으로 발전 시키는 경험을 많이 쌓기로 했다. ‘잘하고자 하는 마음’도 인정해 주고, 미루지 않고 ‘바로 실행하는 나’를 칭찬해 줘야지. 나 새끼 화이팅!

 

나의 약점이라 하면, 아무래도 남들과 다른 조건이나 비교되는 특성보다는 

약점을 직면하지 못하는 태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사람을 좋아한다. 아무렇지 않게 드러낼 때 비로소 약점은 제 역할을 잃는다는 사실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이 글을 쓰기 어려운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머리로 아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기 때문이다. 

아직 남의 반응에 무뎌지기엔 어린 것 같다.

 

나는 순수한 것들을 좋아한다. 늘 솔직하고 투명한 엄마, 한결같이 사랑스러운 나의 강아지, 어린 아이들의 순진한 애정을 겪을 때면, 꼭 나도 세상을 사랑하고 싶어진다. 

순수한 존재들은 어쩌면 바보 같아 보일 정도로 착하지만, 그런 모습 드러내기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존재들을 좋아하고, 존경하며, 그들의 용기에 감탄한다.

사실 순수함은 모두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지만, 모두가 지켜내지는 못하는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잃어버린 그것을 갈망하는 사람이기에 잘 알고 있다. 

순수함을 잃지 않은 존재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때면, 아직 세상에 남아있는 순수함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내가 순수함의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있음에 감사해진다.

9월이 들어서고 나서부터 매주 주말에 한라산 영실코스를 오르고 있다. 이번달만 벌써 4번째. 산에 꾸준히 오른지는 10년이 넘었는데 꾸준히 하고 있는 걸 보면 내가 산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산에 오르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내 몸에 집중하게 되고, 자연을 조용히 오롯이 즐기게 된다. 최근 한라산에 4주 연속으로 오르면서 매번 다른 자태를 뽐내는 한라산의 경관에 감탄하고 있다. 일주일만에 조금씩 달라진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소소한 다름을 발견하면 무언가 인생을 잘 살고 있는 것 같은 성공한(?) 기분이 드는데 산이야 말로 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산이 좋다.

 

자연속에서는 영혼까지 순수해지는 거 같다. 산에 오르면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데 산에 올라 푸른 하늘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 보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들면서 자연을 품을 수 있는 두 발과 두 눈을 가진 것에 감사하게된다. 나는 아직까지 순수한 동심을 잃고 싶지 않은 제주섬소녀인 거 같다. 굴러가는 낙엽에도 까르르 웃는 나를 잃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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