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초까지는 커리어에 대해 거창하게 말했다.

 

“내가 프로젝트의 참여자가 ***이라서 믿을만해”

“이건 ***이 운영하는 서비스라서 이용해봐야지”

“역시, 이런 서비스가 필요했다구~”

 

즉, 분야가 크든 작든 그 분야에서 내가 기획, 오픈, 운영, 관리한 서비스라면 사람들이 믿고 쓰거나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어떤 업무 분야에서도 내 경험을 토대로 명확하게 정리하고 정의 내리고 합리적인지 따지며 완벽하게 하자!

이게 나에게 무조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번아웃을 경험했다.

업무가 적당해서 칼퇴가 당연히 된 순간. 항상, 가끔 ‘왜 이 일을 하는지’ 고민할 때 ‘슬럼프 구만’이라고 대수롭게 넘겼던 게 한 번에 밀려온 느낌이었다.

 

상황도 점점 안 좋아졌다.

가족과의 관계, 회사와의 관계, 사람과의 관계 모두 조금씩 어긋나고 틀어지는 상황이 반복했다.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몰려온다는 말처럼, 이직을 한 지 3개월 정도 된 회사의 사업방향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 상황을 이야기했더니 조언(?) 해준건 단순했다.

 

“우선, 뭐~ 하려고 하지 말고 가족관계부터 회복하다 보면 괜찮아질 거다”

 

그래서 믿는 둥 마는 둥 부모님과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잘 해결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사람과의 관계는 정리된 뒤, 원복 하기 힘들어서 지금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해주려고 했다.

취미였던 달리기도 굳이 누군가가 불러서 뛰거나, 날 잡고 뛰는 게 아니라 그냥 잠이 안 온다 싶으면 달렸다.

 

회사에서의 업무는 여전히 힘들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해보려고 스트레스받는 게 아니라, 안될 건 안되는 거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는지 생각하지 않고 마무리하거나 보류하고 취소하며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전체적으로 뭐든 완벽하게 정리하려는 게 아니라, 순서를 정하거나 정의하지 않고 순간순간 할 수 있는걸 했다.

그 순간 번아웃은 그대로지만 스스로 나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야근하고 집에 와서 밥을 먹으며 업글의 글쓰기를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마무리할 것 같다.

조금 불안하지만, 내가 어떤 커리어를 그리고 있는지 생각을 정리하는 게 즐겁다.

 

즉, 완벽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이를 통해 경험을 쌓으며 내가 생각하는 제너럴리스트로 커리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커리어 뜻”을 네이버에 검색해봤다.

 

커리어 : 명사. 어떤 분야에서 겪어 온 일이나 쌓아온 경험

영어로 career는 경력으로 해석되지만, 국어사전의 풀이가 나는 더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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